효모가 미생물이라면 효소는 생명의 열쇠

효모가 미생물이라면 효소는 생명의 열쇠

 

몸에 노폐물이 쌓이면 노화가 진행되고 다양한 질환이 생긴다.  중년기에 생활습관병이 흔한 것은 나이를 먹을수록 독소를 처리할 효소가 부족해지기 때문이다.  대체 효소가 무엇이기에 이처럼 위대한 일을 은밀하게 하는 걸까.

먼저 효소와 효모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효모(酵母)는 발효할 ‘효’와 어미 ‘모’로 이루어져 있다.  글자 그대로 발효의 모체가 효모이다.  효소의 모체라고 풀이해도 좋다.  효모(酵母)를 통해 식품이 발효(醱酵)하면 효소(酵素)가 생성된다.

효소가 단백질 분자라면, 효모는 미생물이라고 할 수 있다.  빵반죽을 부풀릴 때 효모를 사용한다는 사실은 모두 알 것이다.  천연효모종 혹은 이스트라고 부르는 게 그것이다.  술이나 식포, 된장, 고추장을 담글 때도 효모를 이용한다.  미생물을 크기 순서대로 나열하면 효모, 박테리아, 바이러스 순이 된다.  효모는 미생물 가운데서 가장 덩치가 크다.

 

그렇다면 발효란 무엇일까.  발효(醱酵)는 술 발효할 ‘발’과 술 발효할 ‘효’로 이루어져 있다.  발효는 술이나 식초를 만들 때 일어나는 신비한 현상으로, 곡식이 효모로 인해 화학적 성분 변화가 일어난 것을 말한다.  효모는 곡식을 발효시켜 청국장, 식초를 만드는 과정에서 효소를 배출한다.  쉽게 말해 효소는 효모의 배설물이다.

효소(酵素)라는 글자를 보면 효모(발효)가 만들어낸 저분자 물질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인체의 물질대사에는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비타민, 미네랄 등 다양한 영양소가 필요한데 그 중 으뜸이 효소이다.  효소는 인첸의 소화, 물질대사에 직접적으로 간여한다.  인체뿐만이 아니라 살아 있는 모든 생물체는 효소를 바탕으로 생명을 영위한다.  그래서 효소를 ‘생명의 불꽃’이라고 한다.  이게 꺼지면 생물은 목숨을 다하게 되어 있다.

인체가 분비할 수 있는 효소의 양에는 한계가 있는데 현대인은 옛날 사람보다 더 많은 효소를 소비하고 있다.  세상이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인간관계의 스트레스가 적지 않은 데다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가공식품도 많이 섭취한다.  모두 효소를 낭비시키는 일이다. 

그러면 모자라는 효소를 어디에서 구해 와야 할까.  바로 식품이다.  식사를 통해 효소를 섭취하는 것이 진정한 식이요법이다.  효소는 발효식품, 신선식품에 풍성하게 들어 있어 이런 음식을 먹으면 효소를 보충하는 것은 물론 인체 효소를 아낄 수 있다.

또한 인체에는 너무나 신비한 일이 많이 일어나는데 미생물과의 컬래버레이션(collaboration)을 통해 효소를 말들기도 한다.  발효통에 해당하는 곳이 장이다.  입을 통해 들어온 음식이 장으로 넘어오면 장내 미생물이 이것을 분해해 자기가 먹고 살 영양분을 만든다.  그 과정에서 발효가 일어나 효소가 생성된다. 

장내 발효를 순조롭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음식을 치아로 충분히 씹어 침과 함께 잘 삼켜야 한다.  대충 씹어 넘기면 발효가 아닌 부패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젊었을 때는 몇 번 씹지 않고 삼켜도 소화에 문제가 없지만 노년기에는 충분히 씹지 않으면 체하거나 장 트러블이 발생한다.  장내 유익균이 분해하지 못한 음식물은 부패균이 작용해 그대로 썩어 버린다.  노년기에는 치아 건강이 곧 장 건강이다.

장이 좋아하는 음식을 선택하는 일 역시 잘 씹는 것만큼 중요하다.  청국장 같은 발효식품은 그 자체로 효소가 많지만 장내 유익균의 먹이이기도 해서 장내 환경을 좋게 만든다.  다시 강조하지만 장의 주요 역할은 소화·흡수, 면역, 노폐물 배출, 효소생산과 비타민 합성이다.

장내 유익균의 숫자를 늘리면 효소의 낭비를 막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효소 생산이 활발해져 인체대사에 도움이 된다. 장만 잘 관리해도 성인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뜻이다.

 

 

발췌 : 면역력 키우는 장내 미생물 – 김세현 박사